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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

동남아 배낭여행 베트남 하노이 혼자 여행하기 주변 관광/숙소 잡기

by 노래영 2020. 2. 20.

 매연의 도시, 하노이의 첫인상

 

 사실 처음 하노이에 도착하고 많이 실망했다. 생각보다 흐린 날씨와 흐린 날씨의 원인 것 같은 매연이 정말 별로였다. 현지인도 많고, 관광객도 많고. 사람은 미어터지고 그 와중에 오토바이까지 미어터지는 느낌에 여행지를 잘못 골랐나 싶었다. 복작복작하다는 말이 어울리는 도시였다.

 

 숙소로 가기 위해 하노이의 좁은 골목들을 지나다니면 확실히 한국이랑 느낌이 다르다. 가게의 벽 페인트 색깔부터 다르다. 다닥다닥 붙어 있는 건물들 거뭇해진 낡은 파스텔 벽. 사람들은 팔 수 있는 건 다 내다 파는 듯 한 모습이었다. 어깨에 과일 바구니를 매고 걸어가는 아주머니, 반쯤 노상인 식당에서 튀김을 튀기던 아저씨. 골목을 지나다 보면 아, 내가 동남아에 왔구나. 내가 드디어 베트남에 왔구나 이런 생각이 들게 된다.

 

하노이는 낮보다는 밤

 

 

쾌쾌한 매연에 내 기분도 쾌쾌해질 때쯤이면 밤이 온다. 하노이는 밤이 굉장히 매력적인 도시다. 다닥다닥 붙은 작은 가게들은 손님을 이끌기 위해 불을 밝게 키고, 일에 치이던 사람들은 밤이면 긴장이 풀어진 채 웃기 바쁘다. 매연 때문에 찜찜하던 내 기분은 어둠이 매연을 가리듯이 안 좋은 기분은 저 아래로 가려진다. 

 

 서양식인 듯 섞여 있는 건축양식은 밤이 되면 더 분위기 있다. 테라스가 있는 카페에서 그냥 밖을 바라보면서 쓰어다 커피 한잔을 마시는 것만으로도 베트남에 오길 잘했구나. 그런 생각이 드는 게 하노이의 밤이었다.

 

 개인적으로 하노이에서 제일 좋았던 건, 커피와 호안끼엠 호수의 주말 밤이었다. 베트남 커피가 맛있다는데 실제로 우리나라랑 확실히 다른 맛이다. 호불호는 갈려도 깔끔하고 처음 마셔보는 맛이라 나는 밥은 걸러도 커피는 하루 2 커피는 마셨다! 카페도 작고 예쁜 데가 그냥 눈만 돌리면 바로 보이고 어딜 가나 연유 커피인 쓰어다 커피는 맛있다.

 

 호찌민도 그렇고 동남아 많은 나라들이 야시장 문화가 발달해서 그런지 밤이 훨씬 여유롭고 화려하다. 하노이에게 가장 좋았던 시간은 주말 저녁 호안끼엠 호수 주변의 차량을 통제한다. 그러면 오토바이밖에 안보이던 도시가 오토바이 하나 안 보이는 거리가 된다. 그러면 아이, 어른 할 것 없이 많은 사람들이 나와서 그림도 그리고, 버스킹도 하고 다 함께 어우러져 논다. 젠가를 와르르 쏟아 놓고 그걸 쌓으면서 누가 더 높게 쌓아 올리는지 대결도 하고, 줄넘기, 공놀이할 거 없이 다 함께 즐긴다. 그때 은근슬쩍 나도 젠가 하나 얹어보고, 그림 그리는 뒤에 서서 연필을 잡아 보기도 하고, 버스킹 하는 음악가들에게 여행 경비를 나눠 주기도 했다. 벤치에 앉아서 바라보면 인상 찡그리는 사람 하나 없는 풍경이었다.

 

 

 개인적으로 하노이 추천 관광지는 '못꼿사원'과 동쑤언 시장 정도? 호찌민 박물관은 겉모습만 봐도 기대가 안됐고, 호안끼엠 호수 중간에 있는 사원은 입장료 내고 가봤는데 굳이 돈 내고 가고 싶지 않은 정도였다. 맥주 거리는 좁고 복작복작 작 호객행위하는 베트남 직원들이 많고 부담스럽긴 하지만 괜찮았다. 여자 혼자 하는 여행이라 늦은 시간에 맥주 거리를 가진 않았지만 어느 정도 저녁쯤에 가거나, 낮에 가도 그냥 가게들이 우리나라에서 보기 힘든 스타일이라 걸어 다니는 재미는 좋았다. 낮에 거리에 앉아서 사이공 맥주 마시기도 좋다!

 

 나는 주로 정처없이 걸어 다니는 편이어서 동쑤언 시장 골목길이나 학교 있는 방향, 공원이 좋았다. 특히 애들 학교에서 끝날 때면 오토바이 아빠 뒤에 타는 애기들부터 교복 입고 삼삼오오 노상 음식점에서 뭘 먹는데. 꼭 먹어라! 아이들이 모여있는 곳이 맛집이다!! 그런 식으로 먹은 크레페 맛집이 정말 최고였다! 어디든 현지인들이 좀 앉아 있는 것 같은 식당은 한 번쯤 가볼 만하다. 맛이 있든 없든 이게 그 사람들의 일상이구나 싶은 느껴져서 참 좋았기 때문에!

 

그리고 하노이는 베트남의 북부 다 보니 12~2월은 베트남 사람들에겐 추운 날씨라고 한다. 실제로 가면 경량 패딩 입고 돌아다니는 사람도 있다! 나는 더워서 반팔에 반바진데 신기해서 내가 이상한가 싶었다. 마냥 더운 날씨가 아니라서 이 맘 때쯤 하노이 여행하는 걸 추천한다. 적당히 더운 날씨가 한국의 추운 날씨보다 훨씬 활동하기 좋다.

 

그리고 혼자 여행하는 배낭여행객이라면 다인실을 이용하려고 할 텐데, 아고다에서 찾은 럭셔리 백패커스도 괜찮은 편이고, 최고로 좋았던 곳은 Cocoon ll 이거 맞나? 여기였다. 샤워시설 최고 깔끔! 보안도 좋고 조식도 깔끔! 침대도 안 눅눅함! 홍보는 아니고 혹시 숙소 모든 리뷰를 다 훑어가며 눈 빠지게 찾는 사람이 있다면 하루정도 묵어보라고 추천하는 곳!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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